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3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와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가 맞붙는다. 한국 시간으로 12월 19일 월요일 오전 0시에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 경기에서 이번 대회의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마지막은 유럽과 남미의 대결로 펼쳐지게 되었다.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로 평가받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FC)의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차세대 축구 황제로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FC)가 활약하는 프랑스 중 과연 어느 팀이 더 높은 우승 확률을 가지고 있을까?
통계로만 보면 지금까지 월드컵 결승전에서 유럽과 남미 국가가 맞붙은 건 총 10번에 달한다. 그중 남미가 7승 3패의 기록으로 앞서긴 하지만, 이는 대륙 간 통계이기 때문에 참고하기 어렵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FIFA 랭킹 4위)는 이번 대회에서 2연패와 통산 3번째(1998년, 2018년 2회 우승)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대회 전 잇단 부상으로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다소 걱정스러운 시작에도 불구하고 킬리안 음바페와 올리비에 지루(AC 밀란)가 대회 득점 기록 1, 2위를 달리며 결승전까지 팀을 이끌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가 우승하면 이탈리아와 브라질에 이어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역대 월드컵 대회 2회 우승 기록이 있는 아르헨티나(FIFA 랭킹 3위)는 월드컵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만,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계속해서 월드컵 우승에 번번이 실패했다. 만약 이번에 아르헨티나가 우승하면 통산 3번째 우승, 36년 만의 우승, 20년 만의 남미 국가 월드컵 우승 탈환 등의 기록을 쓰게 된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충격 패를 하며 다소 불안한 시작을 했으나 이후에는 패배 없이 승리 가도를 달리며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도 만난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접전 끝에 4 대 3으로 프랑스가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는데, 당시 메시는 무득점을 기록하였으나 음바페는 멀티 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에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모두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기에 어느 국가의 우승 확률이 더 높은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라는 점과 36년 만의 우승 탈환 등의 강력한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고, 프랑스는 바로 직전 대회 우승국으로 다소 여유 있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 팀 간의 대결인 만큼 해외의 다양한 매체 및 데이터들은 서로 엇갈린 예측을 내놓고 있다.
월드컵 대회 우승국은 다음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는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가 확실하게 뒤엎었다. 지역 예선에서도 프랑스는 조별리그 1위로 진출했는데, 월드컵 직전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뤼카 에르난데스(FC 바이에른 뮌헨), 은골로 캉테(첼시 FC), 폴 포그바(유벤투스 FC) 등 주전급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대표팀 라인업에 계속 변화가 생기는 등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재현의 우려가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시작부터 프랑스는 월등한 실력 차를 보여주며 우려를 잠식시켰다. 호주와 덴마크를 연파하여 빠르게 16강을 확정지은 프랑스는 최종적으로 2승 1패 승점 6점을 기록하며 D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폴란드에 3 대 1로 승리, 8강에서는 잉글랜드에 2 대 1로 승리했으며, 4강에서는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로코를 2 대 0으로 꺾었다. 프랑스는 이렇게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6전 5승 1패의 기록으로 2회 연속 결승전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에 1 대 2로 역전패 당하며 다소 충격적인 결과로 대회를 시작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패배라는 평가까지 받은 이 대회 이후 아르헨티나는 이후 C조를 1위로 통과하고 16강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2 대 1 승리를 거뒀고, 8강전에서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승부차기에 4 대 3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이후 4강에서 만난 크로아티아를 3 대 0으로 완파하고 6전 4승 1무 1패의 기록으로 결승전에 오른다. 아르헨티나는 이번이 통산 6번째 월드컵 결승 진출이다.
특히 크로아티아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만든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1골 1도움의 역할이 컸다. 패스 성공률 85%를 기록하고, 2번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팀의 공격력에 절대적인 활약을 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경기는 월드컵 결승전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전 세계 많은 축구 팬은 다시 보기 힘든 축구 황제 간의 맞대결로 생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그 주인공이다.
‘축구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리오넬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의미 있는 기록도 세우고, 그의 축구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호주와의 16강전에서는 개인 통산 1,000번째 경기를 치렀고, 월드컵 본선 개인 통산 25경기 출전, 월드컵 통산 11호 골을 만들며 아르헨티나 본선 최다 골 기록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만 5골을 득점하여 프랑스의 음바페와 함께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3도움을 기록하여 도움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이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이였던 메시에게는 이번 대회가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만든 놀라운 기록들도 중요하지만, 메시에게 가장 필요한 기록은 월드컵 우승일 것이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골든볼(최우수 선수)과 골든부트(득점왕), 우승컵을 모두 거머쥘 수 있다.
물론 메시 외에도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함께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메시와 함께 전방에서 뛰는 훌리안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 FC) 미드필더에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호드리고 데 파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 포백에 니콜라스 오타멘디(SL 벤피카), 나우엘 몰리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홋스퍼 FC), 니콜라스 탈리아피코(올림피크 리옹) 등의 주전 선수들이 있다.
특히 공수를 겸비한 미드필더 페르난데스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되었으나 3차전부터는 선발로 투입되면서 아르헨티나 중원을 지키고 있다. 멕시코전에서는 득점을, 폴란드전에서는 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영플레이어상’ 수상의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두 번째 출전한 킬리언 음바페가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만 24세 전 월드컵에서 최다 골(9골)을 넣은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등 새로운 기록을 만들며 차세대 축구 황제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킬리안 음바페는 조별리그에서만 3골(호주전 1골, 덴마크전 2골)을 넣고, 8강전까지 총 5골을 넣어 득점 부문 1위에 올라가 있다. 비록 잉글랜드와의 8강전, 모로코와의 4강전에서는 득점하지 못했지만, 프랑스의 공격과 결정적인 기회들을 만들어내는 데는 빠른 속도와 드리블 돌파를 앞세워 경기마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는 음바페의 활약이 컸다고 볼 수 있다. 메시와 함께 득점 1위이기 때문에 만약 프랑스가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골든볼과 골든부트는 음바페의 차지가 될 것이다.
노련함이 돋보이는 올리비에 지루(AC 밀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36세로 축구선수로는 노장에 속하는 올리비에 지루는 이번 대회를 통해 A매치 개인 통산 53번째 골을 기록함으로써 프랑스 축구 선수 중 역대 최다 A매치 득점 기록을 쓴 주인공이 되었다. 음바페와 메시에 이어 이번 대회 득점 랭킹 2위에 올라가 있기도 하다. 대회 전에는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던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의 활약에 가려 이번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벤제마 부상 이후 주전 스트라이커로 다시 올라섰다.
그 외에도 아드리앙 라비오(유벤투스 FC)와 오렐리앙 추아메니(레알 마드리드)가 미드필드를 든든하게 지키고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 다요 우파메카노(FC 바이에른 뮌헨), 이브라히마 코나테(리버풀 FC) 등의 선수가 탄탄한 수비까지 책임지고 있는 등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 팀의 공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아르헨티나가 6승 3무 3패로 우세하다. 역대 월드컵 대회에서는 지금까지 총 3번의 대결을 펼쳤는데, 그중 아르헨티나가 2승을 거두었다. 2000년대 이후 대결로 좁혀봐도 아르헨티나가 2승 1패로 우세하다.
다만 두 나라 간의 가장 최근 대결은 프랑스가 우승컵을 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16강전으로, 이 경기에서 프랑스가 4 대 3으로 승리하고 8강으로 진출한 바 있다. 이 경기는 무려 7골이 나올 만큼 접전이었는데, 당시 음바페가 멀티 골을 기록한 바 있다.
네 번째 월드컵 맞대결이 될 이번 결승전에서는 역대 전적과 같이 아르헨티나가 승리할지, 아니면 프랑스가 승기를 잡게 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