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그리고 카타르가 속해 있는 A조를 비롯하여 B, C, D, E, F 조 경기가 차례로 진행되었다. 축구 강팀이라 할 수 있는 영국,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팀의 경기가 펼쳐졌고, 지금까지 거의 모든 팀이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강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속한 H조의 첫 경기가 24일 한국 대 우루과이전으로 예정된 가운데 한국 축구 팬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단연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팀이 속한 E조의 경기다. 지난 23일 펼쳐진 일본 대표팀의 독일과의 첫 경기가 많은 축구 팬의 예상과는 다르게 일본의 승리로 끝나며 앞으로의 월드컵 진행 상황이 더욱더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11월 23일 한국 시각 오후 10시에 치러진 일본 대 독일의 경기는 많은 축구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을 정도의 ‘대이변’과도 같았다. 독일이 ‘전차 군단’이란 별칭이 무색할 정도로 2:1의 점수로 일본에게 우승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전반 33분 일본은 독일에 선제골을 넘겨줬지만, 후반 38분 아사노 다쿠마(VfL 보훔)의 연속골로 역전을 이루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E조는 스페인, 독일, 일본, 코스타리카가 한 조에 배정되면서 ‘죽음의 조’라고도 불리고 있었다. 이는 각 국가대표팀의 높은 피파 랭킹뿐만 아니라 2010년 2014년 월드컵 우승을 각각 차지한 스페인과 독일팀이 함께 배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피파 랭킹 24위의 일본이 11위의 독일팀에게 우승하면서 현재 일본 대 스페인의 경기에 모든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번 일본 대 스페인 경기는 한국시간 12월 2일 새벽 4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먼저, 현재 일본의 월드컵 역대 전적을 살펴보자면 2002년, 2010년, 2018년 16강 진출로 나열할 수 있다.
일본은 현재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7월에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바 있으며, 9월 A매치 평가전에 이어 이번 독일전까지 상대팀에게 경기의 흐름을 빼앗기지 않고 팀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종 26인에 선발된 일본 대표팀 선수 중 20명이 유럽의 프로리그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결코 다른 축구 강국에 실력으로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과 2018년 일본 대표팀에 최종 선발되지 못한 미나미노 선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다. 일본인 선수 최초로 리버풀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이전에는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6년간 활동한 이력이 있다. 리버풀의 2020년 프리미어 리그 우승 때 선수진에 속해 있었지만, 실제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다. 하지만 일본 예선전에서 10골을 득점하며 공동 득점왕에 오른 미나미노 선수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리고 있다.
한국의 김민재 선수가 있다면 일본에는 토미야스 타게히로 선수가 있다. 현재 일본 축구선수로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한 토미야스는 현재 아스날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 선수에 대한 징크스를 끊어버린 주전 라이트백이자 일본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는 토미야스는 올해 다리 부상을 겪으며 월드컵 출전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지만, 다시 경기로 복귀하였다.
최근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독일의 3-4-3 대형에 응수하기 위해 경기 후반전에 투입되면서 경기 흐름을 역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기도 했다.
쿠보 타케후사는 일본에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축구 유망주로서,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팀에 이강인 선수가 있다면 일본팀에는 쿠보 타케후사 선수가 있는 셈이다. 최근 독일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독일전 우승에 있어서 어느 정도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7:0의 득점으로 대승을 올린 스페인은 현재 매우 위협적인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 첫 경기에서부터 E조의 1등으로 시작하면서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코스타리카전에서는 74% 점유율을 보여주며 코스타리카에 단 1골의 빈틈도 내어주지 않기도 했다. 이러한 막강한 화력의 중심에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를 빼놓을 수 없다. 20대 초반 및 매우 어린 공격수들이 만들어낸 성공의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명 ‘페드리’라고 불리는 페드로 곤살레스 로페스 선수는 16세에 라스팔마스에서 데뷔하여 18세에 FC 바르셀로나의 주전으로 발탁되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 적절한 타이밍을 파고드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지난 유로 2020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 ‘차비 에르난데스’ 및 ‘이니에스타’를 섞어 놓은 듯한 유망주가 탄생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으며, 안정적인 플레이와 윙어의 역할까지 훌륭히 소화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훌륭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축구 신동으로 파블로 가비는 스페인 대표팀 사상 최연소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선수로, 지난달 2022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코파 트로피’를 수상하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로 꼽히기도 했다. 18세의 어린 나이와 173cm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과 높은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어 페드리와 더불어 사비 및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선수와 비교되고 있으며 빠른 경기 스타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대 스페인 월드컵 예측
월드컵 예측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미국 CBS에서는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일본이 2:1로 우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이미 초반 두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할 스페인이 일본과의 경기에서 최상의 전력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사실, 일본과 스페인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4강전에서 맞붙은 전적이 있다. 그 당시 스페인은 일본을 연장전 후반에서 결승 골을 터트리며 결승전으로 오를 수 있었다. 전후반 전에서의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결정적인 골로 스페인이 우승하긴 했지만, 스페인 입장에서는 볼 점유율이 61%로 압도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끈질긴 수비로 고전한 경기였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보여준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높은 기량과 공격수들의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았을 때 도쿄 올림픽에서와는 다른 경기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일본의 전력을 현재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