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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 3-0 완승으로 가벼운 출발

2022년 22월 07일

한국:중국 1차전 경기 리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7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3-0 압승을 거두며 가뿐한 첫발을 내디뎠다. 동아시안컵에서 통산 5번째 우승, 3연패 이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1차전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대회 4연패에 더욱 가까워졌다.

K리거를 주축으로 구성된 이번 남자 축구 대표팀은 최전방에 조규성(김천)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되어 공격을 이끌었다. 2선 공격수로는 엄원상(울산), 권창훈(김천), 나상호(서울)가 출전하였으며, 중원은 황인범(서울)과 백승호(전북)가 책임지고 포백 라인은 김진수(전북), 권경원(감바 오사카), 윤종규(서울), 조유민(대전)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조유민은 선발 풀타임을 뛰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골문 수장인 김동준(제주) 역시 이번 경기가 A매치 첫 출전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 라인을 올려 상대 팀을 강하게 압박하며 몰아붙였으나 중국의 5백 포메이션 수비에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적극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경기 전반 황인범의 프리킥 슈팅 및 조규성의 슈팅이 막히는 등 공격 기회가 잘 풀리지 않아 다소 답답한 흐름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전반 39분, 한국은 중국의 자책골 실수로 첫 골을 리드했다. 권경원의 롱패스가 페널티 박스 안의 엄원상을 넘어가자 중국 수비수인 주천체가 머리로 걷어내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오히려 공은 골키퍼가 손쓸 틈 없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며 자책골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전반전 74%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첫 번째 골 이후 추가 득점 없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9분, 황인범과 김진수, 권창훈의 합작으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황인범이 크로스로 보낸 볼을 골라인 근처에서 김진수가 헤딩으로 어시스트했고, 권창훈이 문전으로 돌파하며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여 2-0을 만들었다.

2-0으로 경기를 여유 있게 리드하는 상황이 되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황인범, 권창훈, 나송호 등의 선수를 빼고 고영준(포항)과 송민규(전북), 강성진(서울) 등 신예 선수들로 교체 투입하며 새로운 공격수 조합 전력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

그리고 후반 34분, 조규성(김천)이 오른발 슛으로 세 번째 골을 만들어내며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황인범과 후반 교체 투입된 고영준이 직선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방으로 침투했고, 고영준이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조규성이 받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치고 들어가며 차분하게 중국의 골망을 다시금 흔들었다.

중국 대표팀은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U-23(23세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바 있다. 전후반 내내 사실상 제대로 된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거의 수비에 집중하며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기 마지막까지 한국의 압박은 이어졌고, 경기는 한국의 3-0 완승으로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중국과 역대 36차례 상대 전적 21승 13무 2패를 기록하며 절대적인 우위를 이어가게 되었다.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앞으로 두 경기를 앞두고 있다. 24일 오후 4시 홍콩과 2차전을 치르고, 27일 오후 7시 20분에는 일본과 마지막 3차전을 치르며 동아시안컵을 마무리한다.

©fifg/123RF.COM

이번 경기가 한국의 월드컵에 미칠 영향은?

11월에 있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뛸 한국 대표팀에게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는 새로운 전력을 테스트하는 무대이자 개별 선수들의 실력을 가늠해 옥석을 가리는 기회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중요도가 낮은 대회로 여겨졌던 동아시안컵 대회가 이번에는 월드컵 대비전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이번 경기는 중국팀이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할 것으로 이미 예견되어 다소 무난한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다만 한국은 최근 중국을 상대로 한 경기인 2019년 아시안컵에서 2-0, 동아시안컵에서 1-0으로 승리하는 등 이번 경기 포함 세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따내며 팀워크를 확인하고 자신감을 다졌다는 데에서 첫 번째 의의가 있다. 그리고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권경원을 제외하고 유럽파 핵심 선수들이 빠진 채로 구성된 대표팀이지만, 몇몇 선수들은 자기 역량을 발휘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카타르 월드컵 엔트리를 굳히기 위한 역량을 펼쳤다는 데 두 번째 의의가 있다.

황인범, 조규성, 권창훈 등의 선수들이 보여준 안정적인 경기력과 이번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유민과 김동준 등의 선수들의 고른 활약상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최전방 공격을 책임진 조규성은 이번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결국 득점을 만들어내며 벤투호의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또한, 병역 문제로 독일 분데스리가 활동을 접고 K리그로 복귀해 뛰고 있는 권창훈은 지난달 14일 이집트전(한국 4-1 승)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2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는 등 부상 이후 오랜 부진을 떨쳐내고 대표팀의 해결사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선발 출전해 후반 35분 교체 전까지 80분 동안 경기를 소화한 황인범은 2번의 득점에 관여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19년 동아시안컵에서도 ‘최우수 선수’에 뽑힌 바 있는 황인범은 그간 축적된 경기력과 넓은 시야로 공격과 수비 진형을 폭넓게 오가며 경기를 조율하는 등 월드컵에서도 벤투호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킬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번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유민과 김동준, 고영준의 활약도 눈에 띄어 벤투 감독이 선발한 뉴페이스들의 실력을 입증했다. 후반 교체 투입되었던 고영준은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코너킥을 시도하고 득점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이 대회를 통해 기존에 선발되던 선수들은 물론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이 함께하며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볼 것이며 카타르 월드컵 준비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11월 21일~12월 18일에 열릴 예정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강한 상대인 포르투갈, 우루과이 및 가나와 H조에 편성되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정예 멤버’라고 불리는 유럽파 선수들 외에도 가능하고 효과적인 경우의 수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놔야 그만큼 유리해진다. 각 선수의 경기력과 벤투 감독의 실전 전략에 따라 한국의 16강 가능성과 승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수의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한국의 16강 가능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분석 의견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아시안컵의 경기 경험이 월드컵 실전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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