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e스포츠 무대 중 가장 큰 대회로 손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가 대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룹 스테이지와 녹아웃 스테이지를 거쳐 지난 10월 29일부터 30일, 2일간 준결승 4강전이 개최됐다. 이번 4강전에서는 T1, JDG, DRX, 그리고 젠지가 진출하여 최종 결승 진출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기를 보여줬다.

T1 vs JDG

대한민국 T1이 JDG를 꺾고 5년 만에 월드 무대에서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T1은 월드 무대 전 세계 최다 우승 기록인 3회 우승에 더불어 4회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T1은 중국 LPL에서 1번 시드로 진출한 JDG를 만나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T1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JDG를 제압했다.

1세트에서는 JDG의 정글러 카나비(서진혁) 선수의 리드로 초반부터 경기를 잘 이끌어 나갔다. 두 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T1이 교전에서 조금 앞서는 모습을 보였으나 오브젝티브에서 밀린 T1은 결국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며 39분경 패배하고 말았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T1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2세트에서 T1은 구마유시(이민형) 선수와 케리아(류민혁)) 선수를 앞세워 바텀 라인의 성장 속도를 높였다. 특히 구마유시 선수의 루시안은 15분경 미드 라인에서 더블 킬을 달성하며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계속되는 교전에서 루시안의 강력한 공격력을 기반으로 경기 흐름을 잡은 T1은 여기저기서 승전보를 울렸고 결국 33만에 2세트에서 승리를 거뒀다. 

3세트 또한 T1의 기세는 대단했다. T1 제우스(최우제) 선수는 탑 라인에서 갱플랭크로 JDG 레넥톤을 상대로 우위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상대를 압박했다. 미드 라인의 페이커(이상혁) 선수의 라이즈 또한 날카로운 로밍을 통해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모든 라인에서 JDG를 상대로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 T1은 3세트마저 손쉽게 승리하며 2 대 1로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에서 T1은 더욱 안정적인 조합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조급해진 JDG는 정글러 카나비 선수를 필두로 경기를 풀어갈 계획으로 정글을 서포트해 줄 챔피언 위주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JDG는 정글 캐리 조합에서 벨베스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자 경기는 급격히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4세트마저 T1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게 됐다. 

이로써 이번 월드에서 한국 LCK 팀을 제외한 모든 팀이 탈락하게 되어 결승전은 T1을 더불어 한국 팀 간 내전이 펼쳐지게 됐다.

젠지 vs DRX

이번 월드에서 DRX가 젠지를 3 대 1 스코어로 물리치며 결승전 티켓을 확보했다. DRX는 대한민국 LCK 4번 시드로 월드 무대에 진출해 중위권을 평가받던 팀이었던 반면에 젠지는 지난 LCK 우승팀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불리던 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DRX의 승리는 엄청난 반전으로 많은 팬을 설레게 했다. 

1세트는 젠지가 가져갔다. 젠지의 탑 라이너 도란(최현준) 선수의 피오라를 앞세워 사이드 플레이에서 우위를 가져갔던 젠지가 스노우 볼을 굴리며 DRX를 29분 만에 물리치며 승리했다. 

2세트부터는 언더독 DRX의 반란이 시작됐다. DRX의 미드 라이너인 제카(김건우) 선수는 상대 정글의 갱킹을 여러 번 흘리며 교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바텀에서는 데프트(김혁규) 선수가 조심스러운 플레이로 조금씩 이득을 보여 우위를 점했다. 이어서 오브젝티브에서 우위를 가져간 DRX는 한타에서 승리하며 2세트를 승리로 가져갔다. 

3세트와 4세트에서도 DRX는 단단한 팀워크를 보여주며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특히 데프트 선수는 대부분의 교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미드의 제카 선수 또한 여러 차례 솔로 킬에 성공하며 라인전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팀의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DRX의 팀워크 또한 돋보였다. 젠지가 우위를 점할 때는 보다 조심스러운 플레이로 빈틈을 노렸고, 대부분의 팀 싸움에서 DRX는 환상적인 스킬 연계를 보여주며 젠지를 압도했다.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압도적인 실력으로 젠지를 물리친 DRX는 4번 시드 최초로 결승전에 진출하여 T1과 격돌하게 되었다. 이번 월드 2022 결승전은 11월 6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