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한국의 월드컵 기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이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FC)이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우려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하여 클래스를 증명했지만, 한동안 이어진 그의 부진은 한국 대표팀뿐만 아니라 많은 축구팬들이 걱정하기에 충분했다. 손흥민의 컨디션에 따라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성적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지난 시즌에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연속 8경기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선수에게 부침이 있을 수 있다지만, 유난히 무리한 경기 일정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누적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했다. 손흥민은 리그 경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주장으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비롯해 지난 6월 A매치 4연전 풀타임 출장 등을 빡빡하게 소하해냈기 때문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속팀으로 복귀를 한 이후에도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바로 훈련과 프리시즌 연습 등에 투입되며 강행군을 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지난해 10월 리그 선수 2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명 선수 중 가장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 선수로 손흥민을 꼽기도 했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 역시 한국 대표팀이 손흥민을 혹사한다는 우려를 표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손흥민이 국가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위해서는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해야 하는데, 이는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불과 2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손흥민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프리미어리그는 매주 2경기씩 치르고 있는 상황이고, 토트넘은 이에 더해 현재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까지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 월드컵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 선수 없이 치른 동아시안컵에서는 일본에 대패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신예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 다양한 전략적 변화를 주었지만, 이는 손흥민의 빈자리만 더욱 커 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손흥민 없이도 경기에서 이기는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팀이나 에이스 선수가 있지만 그 선수가 없이도 공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은 감독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대표팀 주장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좋은 성과를 만들어 왔다. 또한, 한동안의 부진을 씻고 해트트릭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기량 회복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한국 대표팀이 선수 한 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며 그의 컨디션에 울고 웃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부분 또한 증명되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H조 내에서 절대 강팀이 아닌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조별리그 3차전을 모두 이긴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손흥민은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월드클래스 선수이기 때문에 그를 배제하고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손흥민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할 만약의 경우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
대표팀 9월 평가전 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벤투 감독이 염두에 두고 있는 선수들을 대략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 FC)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23골을 기록했고 대표팀 A매치의 47경기에서 16골을 득점하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 외에도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FC),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 이강인(레알 마요르카) 등의 선수들을 평가전에서 다양한 위치에 배치해보며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기 위한 테스트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 전략은 손흥민이 카타르 월드컵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맞이해 다른 선수들의 든든한 서포트를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동안의 부진에도 해트트릭이라는 화려한 부활로 월드클래스 기량을 당당하게 증명한 손흥민이 이번 월드컵에서는 웃을 수 있기를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H조에 포함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다음과 같이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 ⚽ 한국 vs 우루과이: 11월 24일 오후 10시
- ⚽ 한국 vs 가나: 11월 28일 오후 10시
- ⚽ 한국 vs 포르투갈: 12월 3일 오전 00시
